수감자 조국이 감옥에서 써야 할 글

1. 감옥은 성찰의 공간이다

감옥은 단순히 죄인을 가두는 공간의 역할만이 아니다. 그곳은 사회가 부여한 ‘성찰의 공간’으로, 죄를 자각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기능을 지닌다. 법무부장관 출신으로 감옥에서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다면, 그 주제는 ‘자신의 죄’에 대한 진심어린 고백이어야 했다. 또 수감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라야 그 진정성이 더욱 살아 난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이 수감 중 쓴 책은 그가 저지른 범죄의 본질이 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반격으로 채워졌다고 알려졌다. 죄를 반성하라 했더니, 엉뚱하게 정적을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조국의 범죄 내용은, 없는 내용이 꾸며지거나 빵 한 개 훔친 죄를 은행털이와 같은 수준으로 엄하게 다스린 개념도 아니다.

2. “윤석열은 문제다”라는 말이 조국에게서 나와선 안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판받을 지점이 분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비판을 조국이 입에 담을 때, 그 말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왜냐하면 조국은 자녀 입시비리, 청와대 감찰 무마 등 권력형 범죄로 유죄를 받아 수감 중인 죄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도덕적 기반 위에 서 있던 진보 진영의 상징이었지만, 진보의 기반을 무너뜨린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런 인물이 윤석열을 비판하는 것은 “서로 다른 종류의 적폐가 서로를 적폐라 부르는” 싸구려 희극처럼 비춰질 수밖에 없다.

3. “둘 다 나쁘다”는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정당성 희석 효과

국민은 쉽게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조국도 나쁘고, 윤석열도 나쁘고, 결국 도찐개찐 아닌가?” 이렇게 되면 정치적 중범죄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흐려지고, 책임의 무게도 희석된다.

조국이 감옥 안에서 윤석열을 비난하는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죄를 상대적 비교로 덜어내려는 시도처럼 비친다. 이런 프레임은 결국 국민을 냉소와 무기력으로 몰아넣는다.

생각이 있는 자라면,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로 외부에 전달되어야 할 내용이 "반성"의 테두리 안에 포함된 어구였어야 한다.

4. 조계종 총무원장의 특별사면 요청, 그 숨은 의도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이 조국 전 장관의 특별사면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함께 했다. 자비심이라는 종교적 미덕을 앞세운 듯 보이지만, 맥락은 단순하지 않다.

이는 “조국도 사면했으니 윤석열도 사면하라”는 정치적 메시지의 예열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면은 죄의 경중과 반성의 태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이거나 정서적인 사면은 정의를 파괴한다.

혹시, 자신의 죄가 끼친 사회적 정의의 추락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5. 조국이 써야 할 책의 제목은 달랐어야 한다

조국 전 장관이 감옥에서 썼어야 할 책의 제목은 이랬어야 했다.

《내가 무너뜨린 진보, 그리고 다시 쓰는 책임의 윤리》

그는 단순한 개인 범죄자가 아니라, 진보라는 이름의 상징을 스스로 무너뜨린 장본인이다.

그가 진심으로 죄를 성찰하고, 진보 진영의 회복을 위한 글을 썼다면 그것만으로도 정치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 수감자 코스프레에 몰두하는 모습은 오히려 윤석열의 죄를 가려주는 효과만 낳는다.

정의는 정치 거래의 수단이 아니다. 오늘의 국민은 “누가 더 나쁜가”가 아니라,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진리를 보고 싶어 한다.